프랑스 우파정부의 핵심 정책구호는 「개혁」이며 그 초점은 재정지출 축소에 맞춰졌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 취임이후 2년간 총리를 지낸 알랭 쥐페는 지난달 25일 하원해산을 발표한 직후 △세금감면 △규제완화 △혁신 및 창업활성화 등 3개 분야에 대한 5개년계획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정부지출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우파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예산은 1조5천5백억프랑으로 올해보다 2% 정도 줄어든다. 공무원의 5% 감축도 불가피할 전망.
정부의 개혁을 요약하면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공무원 감축과 △규제완화를 실시하며 △이를 통해 경제가 활성화되면 세금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공기업의 민영화와 각종 사회보장 축소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 사회주의 전통이 강한 프랑스는 현재 정부가 5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거대 공기업만 해도 1백여개로 여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1백여만명에 달한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월21일 이들 공기업의 임금결정권을 22년만에 기업에 돌려줬다. 경영상태가 다르고 산업별 경제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임금을 책정하는 것은 시대착오라는 이유에서다.
거대 통신기업인 프랑스텔레콤이나 톰슨그룹, 금융그룹 크레디리요네 등도 모두 민영화절차를 밟고 있다.
95년 겨울 전국 규모의 공무원 파업이후 크고 작은 파업이 끊이지 않는 등 증폭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은 이같은 개혁에 대한 반발이지만 개혁의 방향을 돌리지는 못하고 있다.
실직자에게 국가가 3개의 직장을 알선하고 근로시간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국가가 보조금을 주는 등 다양한 실업대책이 수반되는 까닭이다. 프랑스보다 재정적자가 훨씬 심각한 이탈리아는 올해부터 체신업무의 구조개혁에 착수, 내년말까지 우체국을 모두 민영화한다고 발표했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