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양국은 23일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체제가 전반적으로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만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4자회담이 조기에 성사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柳宗夏(유종하)외무장관은 이날 낮12시20분(한국시간 24일새벽1시20분)美국무성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美국무장관과 韓美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柳장관은 회담후 기자들에게 『양국은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으로 한반도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도적 對北식량지원을 계속해 나가되, 정부차원의 대규모 지원은 한반도 평화구도속에서 신뢰구축 및 긴장완화 조치와 연관시켜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柳장관은 『북한의 식량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로, 한국이 대규모 식량지원을 할 경우 군량미로 전용되거나 최소한 이로 인해 비축된 자원이 군사비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면서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보장해야만 정부차원의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북한이 4자회담을 원칙적으로 수락한 만큼 4자회담추진 노력이 「느리지만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 북한의 4자회담 참석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한편 對北경수로 부지공사를 7월중순께 착공키로 했다.
양측은 최근의 북한정세가 식량난이 심화될 경우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현 단계에서 특별한 이상징후는 없다는데 인식을 함께하고 정확한 북한정세 파악을 위해 빠르면 내달중 韓美日 3者협의를 갖기로 했다.
韓美 양국은 또 북한의 생화학무기가 한반도의 평화유지에 危害요소가 된다고지적, 북한이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도록 함께 촉구키로 했다.
柳장관은 대만核폐기물의 북한이전 저지를 위한 美측의 협조를 요청, 美측으로부터 『국제회의나 국제기구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柳장관은 지난해 한국의 對美무역적자가 1백16억달러에 이른 점을 지적, 이의 시정을 위한 美측의 노력을 촉구하고 한국産 컬러TV, 반도체 디램에 대한 反덤핑조치의 조기중지도 요청했다.
한편 양국 외무장관은 회담에 앞서 「韓美 형사사법 공조조약」 체결을 위한 양국대통령 명의의 비준서를 교환했다.
柳장관은 이에앞서 이날 오전 국방성으로 윌리엄 코언 美국방장관을 예방, 북한의 생화학무기와 노동1호등 미사일 개발위협에 적극 대처키로 의견을 모았다.
柳장관은 특히 난항을 겪고 있는 韓美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의 타결을 위해 美측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했고 코언 장관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柳장관은 오후에는 사무엘 버거 백악관안보보좌관을 만나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으며 이어 駐美대사관저에서 미국의 주요인사 3백여명을 초청, 리셉션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