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총선스케치]6,360명 후보난립-평균경쟁률 11대1

  • 입력 1997년 5월 24일 15시 49분


○…이번 프랑스 총선에는 5백77개 선거구에 6천3백60명의 후보가 나서 선거구당 평균 11對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이같은 후보자수는 지난 93년에 비해 20%, 그리고 88년 선거에 비해서는 45%나 증가한 것으로 후보 난립상을 반영한 것. 후보자 수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무엇보다 최근 개정된 정당에 대한 국고지원증액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정당에 대한 국고지원은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하도록 돼 있다. 즉, 총선에 50명 이상의 후보자를 낸 정당은 확보 의석에 관계없이 득표수에 비례하는 국고보조를 받게 돼 있다. 예를 들어 지난 93년 선거에서 1백3만표를 얻은 녹색당의 경우 올해 1천1백만 프랑(약1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다. 후보자 개인도 비록 1차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유효표의 5% 이상을 획득했을 경우에는 실제 선거비용의 절반을 국가로부터 추후 환불받게 돼 있어 이른바 출마에 따른 「경제적 위험성」이 적은 편이다. 이번 선거의 관심은 장 티베리 파리시장이 출마한 파리 제2 선거구와 쥐페 총리가 출마한 보르도, 그리고 93년 선거에서 조스팽 사회당 당수가 낙선했던 툴루즈 등에 모아지고 있는데 특히 티베리 시장이 출마한 파리 제2 선거구는 전국 선거구중 가장 많은 29명, 쥐페 총리의 보르도 선거구에는 14명의 후보가 난립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는 드골 前대통령과 미테랑 前대통령을 비롯, 장 마리 르 펜 국민전선(FN)당수 등 프랑스 정계 거물들의 후손들이 대거 출마하고 있어 2세들의 경쟁도 先代에 못지 않게 치열한 양상. 미테랑 前대통령의 아들인 질베르 미테랑은 93년 총선에서 우파에 패한 지롱드 제10 선거구에서 출마해 좌파의 복귀를 노리고 있으며 前공산당 지도자 모리스 토레스의 아들 프랑수아도 좌파정당인 시민운동(MDC)후보로 출마했다. 샤를 드골 前대통령의 손자인 장 드골은 RPR 후보로 파리 제12 선거구에 후보로 나섰으며 극우 국민전선 르 펜 당수의 두 딸도 출마해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FN 첫번째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이밖에 미셸 드브레 前총리의 두 아들인 장 루이 드브레 現내무장관과 베르나르드브레 등 형제가 나란히 후보로 출마하고 있다. ○…25일의 프랑스 총선 1차투표를 앞두고 법정선거운동 마감일인 23일 우파와 좌파 진영은 각각 대규모 부동층에 표를 호소하는 등 막바지 득표활동에 전력을 투구. 좌파의 목표가 되고 있는 알랭 쥐페 총리는 이날 오는 6월1일 결선투표가 끝난 이후 총리직에 남아 있을 것인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히는 한편 좌파의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고 비난. 쥐페 총리는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당수를 중심으로 한 좌파가 현 정부의 긴축정책과 실업문제 해결불능을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축출을 촉구한데 대해 총선 후 총리연임을 위해 자동적으로 나서지 않겠다고 말한 뒤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당수를 겨냥 『좌파의 정책은 모순적이며 수정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 ○…프랑스 총선을 이틀 앞둔 23일 프랑스에서는 극히 보기드문 폭력사태가 발생. 이날 소요는 극우 국민전선(FN)이 장악하고 있는 남부의 한 도시 시장에서 인권운동가들이 이민자추방을 외쳐온 FN당원들과 충돌, 이를 최루탄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폭력사태로 확대됐다. 이 소요로 FN 당원 1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번 총선에서 좌파의 승리를 외치고 있는 장 마리 르 펜 FN당수는 우파의 수장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공룡에 빗대어 『프랑스는 시라크 공원』이라는 조롱섞인 비난을 퍼부으며 지지를 호소. 르 펜 당수는 이날 4천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파리의 한 옥내 집회에 참석, 시라크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실시를 요청한 것은 조그만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는 구시대의 정치적 발상이라고 비난. 이번 유세활동에서 FN은 이민자들 때문에 실업률이 12.8%에 이른다면서 2백만명에 이르는 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을 주장해왔다.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당수는 22일밤 한 유세장에서 쥐페 총리에 대한 원색적인 인신공격과 함께 우파가 여성을 냉대하고 있다는 비난을 퍼부으며 여성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 이번 선거에서 사회당은 전체 후보의 30%를 여성에게 할당, 1백60명의 후보를 낸 반면 보수당은 8%만을 여성에게 할당했다. 조스팽 당수는 이 집회에서 『안 마리 이드라크 교통장관은 여자이지만 남성의 기질을 갖춘 여자』라고 말해 군중들의 폭소를 자아낸 뒤 『쥐페는 야비하고 촌스러운 남자』라고 비난. ○...사회당 출신의 로랑 파비위스 前총리는 보수당의 대통령과 좌파 의회간의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탄생할 경우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시라크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 파비위스 前총리는 RTL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거정부가 『제도적으로 엄격해 아무런 문제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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