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大選 온건파승리 의미]「대외개방」등 경제개혁 예고

  • 입력 1997년 5월 25일 19시 56분


이란 대통령선거에서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적 개혁을 주창하는 온건파의 모하메드 하타미 전문화부장관이 강경 보수파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물리치고 당선됨에 따라 지난 79년 이슬람 혁명이후 외부세계와 단절돼 온 이란의 국내외 정치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개혁파인 하타미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이슬람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라 하메네이가 하타미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제약할 수 있어 그 변화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 투표일 직전까지 국내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관측이었다. 물론 선거 전부터 하타미에 대한 젊은층과 여성 및 지식인층 등의 열띤 지지움직임 등으로 투표참여가 높을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다. 그러나 투표 참여율이 90%에 육박할 것으로는 아무도 내다보지 못했다. 이란 국민은 분명 변화를 원하고 있고 그 변화의 방향은 하타미가 제시하는 것임이 드러난 것이다. 개혁파 후보가 승리한 것과 함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국민이 강경파 후보를 제치고 온건 개혁파 후보에게 무려 3배에 가까운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는 것. 이에 따라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를 필두로 하는 이란내 보수 강경파들도 결코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하타미를 좌지우지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높은 투표율과 개혁파의 압승으로 인해 향후 이란에 정당정치가 뿌리내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하타미가 정치 종교 외교분야보다 우선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재량권이 허용돼 있는 경제. 그는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높은 실업률과 24%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율을 낮추고 자유시장체제를 더욱 강화시켜 나가는 보다 과감한 경제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다. 〈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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