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지도자들이 냉전시대 유럽을 지배했던 나토와 러시아의 적대관계를 공식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 역사적인 나토-러시아간 「상호관계, 협력 및 안보에 관한 기본협정』에 조인하기 위해 26일 파리에 도착했다.
나토-러시아 기본협정 조인식을 주관하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협정이 조인될 27일은 유럽 평화 건설에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이는 러시아의 위대한 정치적 승리이며 옐친 대통령의 개인적인 승리』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조인식에 앞서 시라크 대통령을 만난 옐친 대통령도 나토-러시아 기본협정의 체결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확신한다면서 『이 협정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과 하비에르 솔라나 나토 사무총장, 빌 클린턴 美대통령을 비롯한 나토 16개국 정상들은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7일 오후 5시) 엘리제궁에서 역사적인 나토-러시아 기본협정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솔라나 사무총장은 이 기본협정이 나토가 체결할 가장 중요한 협정 가운데 하나라면서 『27일은 우리는 물론 미래 세대들에게도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을 앞두고 있는 16쪽 분량의 『상호관계, 협력 및 안보에 관한 기본협정』은 나토의 동유럽 확대를 러시아가 용인하는 대신 러시아-나토 합동위원회를 창설, 안보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정은 또 새로 나토에 가입하게 될 동구권 국가에 『핵무기를 배치할 의도도 계획도 이유도 없다』는 점을 명시하게 되며 재래식 전력을 증강하지 않는다는 점을 러시아에 약속하고 있다.
이 협정은 그러나 관련국 의회의 비준이 필요없는 정치적인 「선언」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러시아-나토 합동위원회의 운영 방법 등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러시아와 나토간의 이견이 표출되고 있어 상호 대화를 통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