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총선]與 골카르黨 승리 확실…집권당의「반쪽축제」

  • 입력 1997년 5월 28일 20시 16분


4백25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인도네시아 총선이 29일 실시된다. 1억2천4백만명의 유권자들은 이날 1만7천5백개 섬, 30만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권을 행사한다. 현재 인도네시아 의회는 총 5백석가운데 집권 골카르당이 2백82석, 대통령이 임명하는 군인 국회의원이 1백석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야당인 이슬람계 개발통일당과 인도네시아 민주당으로 분포돼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수하르토 대통령이 이끄는 골카르당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92년 총선에서 68%를 득표했던 골카르당은 이번에 득표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확언하고 있다. 이는 선거법 등 각종 법률과 제도가 원천적으로 야당에 불리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선거전에 각당 후보 명단을 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 「신원조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이 단계에서 「눈엣가시」는 대부분 걸러진다. 대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야당지도자이자 초대대통령 수카르노의 딸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또 여당과 달리 야당은 선거집회 허가를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다가 선거유세중 집권당이나 수하르토 대통령에 대한 비방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게다가 상당수 국민들은 수하르토 정권의 독재와 부패에 거부감을 나타내면서도 집권기간 이뤄진 경제성장을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70달러에 불과하던 국민소득이 25년만에 1천5백달러로 늘었고 교육과 사회간접자본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수하르토입장에선 집권 32년중 가장 씁쓰레한 분위기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유세기간중 벌어진 시위에서 2백69명이 사망할 정도로 국민의 저항이 어느 때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경찰도 과거 선거에서처럼 무자비하게 진압하지 못했다. 야당은 또 투표 거부를 유권자들에게 호소해 왔다. 투표거부운동이 불법으로 돼 있어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리라는 전망이지만 도시지역의 투표율이 주목되고 있다. 〈구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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