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글로벌화가 더욱 진전되면 어떤 기업이 5년후에도 세계기업으로 살아남을까.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닛케이(日經)비즈니스가 일본의 학계 재계 금융계 등 경제전문가 25명과 공동분석, 최근호에 보도한 걸 보면 세계기업으로 살아남을 65개 기업중엔 미국 28개, 일본 17개, 독일 7개, 영국 4개사가 들어있다. 한국기업 중에서는 반도체분야의 삼성전자와 철강의 포항제철 등 2개사만 포함됐다.
일본 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기업간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가 확산되고 독과점이 심화됨에 따라 각 기업은 △끊임없는 기술혁신 △전세계적 판매망 △벤처기업 등과의 전략적 제휴 △자본력 등에서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 세계적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업종별 전망.
▼컴퓨터〓제품의 개발 속도와 가격경쟁력이 한층 중요해짐에 따라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이 빠른 컴퓨터 전문회사가 강점을 가진다. 컴팩컴퓨터 델컴퓨터 IBM 휼렛패커드 등 미국계 4개기업과 일본의 도시바가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당분간 인텔의 독보적 위치가 무너질 것 같지 않다. 문제는 초소형연산처리장치(MPU)와 메모리 등을 일체화한 「통합칩」시장. MPU와 메모리, 두 기술을 다 가진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 또 벤처기업이나 생산 설계 등을 특화한 기업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업과의 합병이나 제휴도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다.
미국의 인텔, 모토롤라와 일본의 NEC, 히타치 및 한국의 삼성전자가 살아남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자금력 등에서는 저력이 있지만 MPU의 기술력은 아직 불안하다.
▼자동차〓해외조달에 의한 원가절감, 환경문제에 대비한 첨단기술력, 브랜드이미지와 제품의 차별화가 미래 자동차산업 구도를 좌우한다. 특히 환경분야에는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들기 때문에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이 유리하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와 독일의 폴크스바겐, 벤츠, BMW가 살아남고 미국의 빅3 중에서는 포드만 남는다.
▼조선〓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양국 구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한국이 대량생산으로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정보기술을 활용해 저비용 생산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양적 확대보다는 정보기술에 의한 생산합리화를 추구해온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조선이 살아남을 것이다.
▼철강〓가격대응력과 리스트럭처링에 대한 경영자의 자세,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에 경쟁력이 달렸다. 일본의 신일본제철과 가와사키제철, 한국의 포항제철, 대만의 중국제철, 미국의 뉴코아 정도가 살아남는다.
▼생활용품 및 식품〓할인점 등 신업태의 등장으로 생활용품 제조업체의 지배력은 약해진다. 특히 유통망이 갖춰지지 않은 아시아에서는 판매망 확립이 중요하다. 미국의 P&G, 네덜란드의 유니레버, 일본의 가오만 살아남는다.
식품은 브랜드전략이 중요하다. 필립 모리스나 네슬레는 M&A나 브랜드 매매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꾀하는 등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미국의 필립모리스, 코카콜라, 스위스의 네슬레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