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3國, 對美 3色 로비…美컨설팅社 비교

  • 입력 1997년 6월 6일 20시 51분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의 대미(對美)로비 실태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컨설팅회사인 C&M사가 무역협회 워싱턴사무소(소장 이상직)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이 보고서는 중국과 일본의 로비활동 수법과 인맥 등을 파악, 한국의 바람직한 대미 로비전략을 마련키 위한 것. 대외비인 보고서를 긴급 입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중국 로비의 목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최혜국대우(MFN)연장 △대중(對中)첨단기술 수출의 완화 △중국의 인권문제 불거론으로 요약된다. 중국은 이를 위해 중국에 투자했거나 중국과의 교역에 이해관계가 큰 미국 기업들을 최대한 활용한다. 중국을 대신해서 미 행정부나 의회에 중국의 입장을 얘기해 주도록 설득하고 말을 듣지 않을 경우 공급선을 유럽으로 바꾸겠다는 식의 위협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이 「강압형」이라면 일본은 「미소형」이다. 미국사회에서 여론의 중요성을 익히 아는 일본은 일본상품의 미국시장 진출에 따른 미 소비자들의 반감을 해소하기 위해 집중적인 이미지 홍보를 병행한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로비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 이들은 『일본 자동차회사가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곧 미국산 자동차』라는 인식을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일본 로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워싱턴에 와 로비를 한다는 점. 오사카(大阪) 교토(京都) 시즈오카(靜岡) 등이 지역상품의 대미 수출을 늘리기 위해 뛰고 있다.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미국내의 이익집단과 유권자들을 움직여서 뜻을 이루는 그런 로비를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이익은 곧 미국의 이익」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 한국정부나 워싱턴의 주미(駐美)대사관은 또한 지나치게 행정부쪽에만 초점을 맞추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한국외교관들은 상 하원의원들 및 그 보좌관들과의 접촉을 확대해야 한다. 성공적인 대미로비를 위해서는 상당한 액수의 돈을 쓸 수 있어야 하고 미국내에 광범위한 동맹세력들을 가꿔 놓아야 한다. 〈워싱턴〓이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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