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日 대장성관료 『과도한 절상은 반대』말에 폭락

  • 입력 1997년 6월 12일 20시 14분


최근 꾸준히 강세를 보였던 도쿄(東京) 외환시장의 엔화 시세가 12일 한 대장성 관료의 발언으로 순식간에 폭락세로 돌아섰다. 엔화를 사기에 바빴던 기관투자가들이 일제히 투매양상을 보인 것이다. 외환시장에 「공황」에 가까울 만큼의 변화를 초래한 사람은 일본 대장성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국제금융국장. 그는 이날 한 강연에서 『과도한 엔화절상에 강력히 대처한다. 조기 금리인상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것이 엔화가 약세로 반전한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사카키바라 국장은 달러당 1백27엔까지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달에는 『과도한 엔화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 한 마디로 엔화절하를 막기도 했다.때문에 그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미스터 엔」으로 불린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세계의 외환시장이 들썩거리는 것은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이라는 직책 때문.이 자리는 일본의 환율정책을 담당하는 실질적인 총책임자다. 그는 지난 95년 한직인 대장성 재정금융연구소장에서 일약 핵심 요직인 국제금융국장으로 발탁돼 화제가 됐다. 과장시절 주요보직을 별로 맡지 못한 그의 경력으로는 이례적인 인사였다. 과도한 엔화 강세로 고민하던 대장상이 대미관계를 고려, 「미국통」인 그를 기용한 것. 행운도 따라 국제금융국장이 된 뒤 엔화 약세로 반전, 정치권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나 막상 대장성 내부에서의 평가는 낮은 편. 미국에서 오래 생활해 일본관료로는 드물게 언행이 직설적이다. 이번 발언에 대해서도 「은행국 소관인 금리정책까지 거론한 것은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인사를 앞두고 승진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 것이라는 눈총도 받고 있다. 〈동경〓권순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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