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곡물지원]中 수송체계 복잡…곳곳서 마찰

  • 입력 1997년 6월 17일 19시 48분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대한적십자사의 제1차 대북(對北)곡물지원이 막바지단계로 접어들었다. 17일 현재 한적이 중국 단동(丹東) 집안(集安) 도문(圖們)등 세곳에서 각각 북한의 신의주 만포 남양으로 직접 전달한 곡물량은 4천8백t. 19일까지 전달을 마칠 예정인 1차지원량(옥수수기준 1만1천2백t)의 43%수준이다. 수송이 순조롭지 않은 편이다. 한적의 한 관계자는 『당초 내달 중순까지 1차분을 모두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내달 말이 돼야 끝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전달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중국현지의 화차사정이 나쁜데다 △복잡한 운송체계 △관련업체간의 경쟁 △협력요원의 경험미숙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복잡한 중국의 수송체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곡물수송은 국내 민간기탁단체→국내 대행업체→중국내 곡물회사 등으로 이어진 연쇄계약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때문에 북측이 이번처럼 전달받은 옥수수에 흙이나 돌, 나무막대와 죽은 쥐까지 나왔다고 이의를 제기하면 「책임주체」가 불분명해진다. 또한 이들 관련업체와 북측에 전달역할을 맡은 한적간의 책임한계도 불분명하다. 중국의 열악한 교통사정도 문제를 꼬이게 하고 있다. 동북3성의 옥수수를 산지에서 수집해 국경지대까지 모으는 데 예상보다 2,3일 정도 더 걸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송예정일 한달전부터 화차이용계약을 해야 하는데 합의이후 불과 열흘만에 급하게 임시화차 사용계약을 체결한 것도 원활한 곡물수송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다. 또 곡물구매가 폭주하면서 현지 운송권을 둘러싼 업체간의 경쟁도 적지않은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옥수수 2천t을 기탁한 겨레사랑북녘동포돕기운동측은 16일 『우리측 기탁물량의 수송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 한적과 정부는 이같은 문제점은 직접전달을 처음 하는데 따른 시행착오라고 밝히고 △민간단체들의 개별구매보다 공동구매유도 △철저한 품질보장조건강화 등의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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