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나진 선봉 자유무역지대를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는 각종 경제개혁조치들이 이곳뿐 아니라 북한내 다른 지역에도 여러가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개발계획(UNDP) 두만강사무소의 이안 데이비스 소장은 최근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등에 보낸 서신에서 북한 원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중국과의 접경지대에 있는 원정리 자유무역시장이 북한 및 중국 상인 손님들로 북적대는 등 개혁조치의 영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본보가 입수한 데이비스 소장 서신의 주요 내용.
▼북한 원화 가치 급락〓지난달 1일부터 달러당 북한 원이 2.3원에서 2백원으로 평가절하되면서 지난달 26일엔 달러당 2백20원까지 가치가 하락하는 등 화폐 교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양의 관리들이 지난 수주 동안 외국 기업인들과의 투자상담 장소를 평양으로 옮기는 등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원화 평가절하로 중국내 조선족 및 재일교포 등으로부터 자금유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정리 자유시장 성황〓개장 1개월이 지난 7월초 중국 접경지역 원정리 자유시장내 모든 매점에 상인들이 들어차 중국 조선족과 북한주민들이 활발하게 거래 흥정을 벌이는 광경을 목격했다.
북한 주민들은 주로 문어 명태 등 해산물을 다른 식량과 맞바꾸거나 중국인민폐와 미국달러를 사들였다. 중국 권하(圈河)와 원정리를 잇는 원정교는 나진을 다녀오는 트럭들로 두만강 교량 중 가장 붐비고 있다.
▼도로 및 철로건설〓함경북도내 5개 철도국을 통합, 나진철도국이 발족하면서 수송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북한은 나진∼원정리간 도로포장, 원정리∼선봉간 도로신설 작업을 연내에 마무리하기로 하고 자금을 우선 투입할 방침이다.
▼나진상업전문학교 설립〓나진해양학교를 자본주의 경제경영학을 강의하는 나진상업학교로 전환하는 작업이 이달초 시작됐다.
UNDP는 향후 2년간 자금 및 전문인력을 지원하며 나진상업학교에서는 북한 학생 및 관료들에게 자본주의적 투자진흥, 합작기업경영, 세제, 국제무역기법, 컴퓨터이용 등을 교육하게 된다.
〈박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