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의 한국계 투자상품 가격과 자금조달 환경에 몰아닥쳤던 「기아 쇼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돼가고 있다.
19일 재정경제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을 적용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뉴욕과 런던 증권시장에서 급락했던 한국계 투자상품 값이 반등하고 있다.
조흥은행이 발행한 주식예탁증서(DR) 값은 지난 15일 단숨에 15% 급락했으나 이틀만인 17일 4% 반등했다.
기업들이 발행한 DR도 2∼5% 하락했다가 포항제철은 0.4%, SK텔레콤은 1% 반등하는 등 하락세가 멈췄다.
특히 기아자동차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경우 부도유예협약 적용발표 직후 발행가의 55%선으로 급락했다가 17일부터 60%선으로 회복됐다.
주택은행과 아세아종합금융 홍콩현지법인은 지난 18일 홍콩에서 각각 1억5천만달러 및 4천7백만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채권(FRN)발행을 성사시켰고 차입조건도 별로 악화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뉴욕 양키본드시장에서 0.02∼0.05% 포인트 오른 국내기업 발행 해외채권 유통수익률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고 아시아 및 유러시장에서도 각각 0.05∼0.10%포인트 상승한 상태로 제값을 못받고 있다.
또 일본계 은행을 비롯한 일부 외국은행들은 제일은행에 내주던 약 5억달러의 하루짜리 자금 중 2천3백만달러를 줄였다는 것.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의 외환위기가 한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면서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윤희상·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