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술마시는 사람은 舊세대…젊은층 청량음료 더 매력

  • 입력 1997년 7월 19일 20시 14분


미국 양조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2백여년 미국 역사상 요즘처럼 미국사람들이 술을 안 마신 적이 없고 앞으로는 음주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주조업계 전문 조사기관인 NFO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맥주의 경우 지난해 미국내 전체소비량이 지난 80년대 초반에 비해 14.5%나 줄었다. 와인은 같은 기간 소비량이 21%나 감소했다. 그래도 맥주나 와인은 나은 편이다. 위스키와 보드카 등 독주 소비는 이 기간중 무려 42%나 줄었다. 독주 애호층 가운데 거의 절반이 술을 끊었다는 얘기다. 주류업계를 더 비관스럽게 만드는 것은 연령별 술 소비량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술소비량의 38.2%를 60세이상 노령층이 마시고 있고 장래 고객이 될 20세 이하는 0.1%, 20대는 12.7%를 마실 뿐이다. 30대 16.9%, 40대 16.8%, 50대 15.3%의 분포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10년정도 지나 60세 이상층이 술을 입에 댈 수 없는 노인이 되면 술장사는 끝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 주류업계에 불고 있는 통폐합 바람도 이처럼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술소비량에 따른 경영난 때문이다. 미국 주조업계의 대부라던 메트로폴리탄사와 기네스사가 합병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인들이 술을 덜 마시게 된 이유는 뭘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청량음료와 스포츠 드링크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젊은층이 술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청량음료와 달리 술의 방송광고가 금지된 점도 술소비가 줄어든 원인 가운데 하나. 인터넷붐도 젊은 층이 술을 멀리하게 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젊은이들이 해가 지면 집으로 달려가 컴퓨터에 매달리기 때문에 술장사가 안된다는 것이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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