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와 맥도널 더글러스(MD)사의 합병문제를 놓고 무역전쟁 위기로까지 치닫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립이 보잉사의 막판 양보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보잉사는 보잉―MD 합병에 대한 EU의 반대결의를 하루 앞둔 22일 미국의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델타 콘티넨털 등 3개 항공사와 체결한 20년간 항공기 독점공급계약을 포기,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미국시장 진출확대를 허용하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EU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자크 푸스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측의 제안은 올바른 방향을 향한 첫 발자국』이라고 평가하며 새로운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무역전쟁 불사 입장을 지켜왔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이날 EU 지도자들과 집중적인 전화 접촉을 갖고 『어떠한 경우라도 정면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합병에 대한 EU의 승인거부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23일의 집행위 독점방지위원회 회의를 연기, 급한 불을 끄기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