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업자,「책 샤워」로 떼돈…책에 알칼리용액 수명늘려

  • 입력 1997년 7월 27일 20시 38분


「책도 샤워를 해야 한다」. 도서관에 보관된 엄청난 장서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아이디어 기업인이 미국에 등장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의회도서관의 장서 보존에 나선 펜실베이니아주의 기업인 리처드 스패츠(72). 그는 1천7백만권이나 되는 의회도서관 장서가운데 70%가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산화돼 부스러져가는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책 샤워」라는 기발한방법을 고안해냈다. 도서관 관계자들 사이에서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장서의 산화위기는 지난 1850년부터 싹을 틔워왔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당시 출판업자들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섬유성분을 사용한 「린네르」 종이 대신 값싼 목재펄프로 책을 만들었다. 쉽게 산화하는 이런 종류의 책을 보존하는 방법은 일일이 복사하거나 마이크로 필름에 담는 방식이 고작이었다. 스패츠는 종이 속의 산(酸)성분 제거를 위해 책에 알칼리용액을 뿌려 중화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즉 낡은 책들을 컨베이어 벨트로 만든 「샤워장」을 지나게 하면서 알칼리 용액을 뿌려 샤워를 시키는 것이다. 지난 2년에 걸친 테스트로 의회 도서관 관계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한 스패츠는 첫사업으로 지난 1920년대에 발간된 7만2천권의 통속소설 샤워작업을 따냈다. 계약액은 2백만달러.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전역의 도서관에서 계약 문의가 쇄도, 매달 6천권의 처리능력을 갖춘 스패츠의 공장은 당분간 밀려드는 일감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 같다. 〈김승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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