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연일 강세행진을 하고 있다.
2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백18.43엔으로 장을 마감, 지난 5월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서는 『독일당국이 마르크화 방어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당국자의 발언때문에 6주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날의 1.8436마르크에서 1.8367마르크로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전날 큰 폭으로 하락한데 이어 29일에도 파운드당 1.6311달러에서 1.6239달러로 주저앉았다.
30일 도쿄시장에서는 월초의 1백15엔대보다 크게 오른 달러당 1백18.20엔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처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러의 99년1월 출범이 확실시 되기 때문.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의 약세통화들이 유러에 합류하면서 유러가 약세로 출발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달러가 유일한 기축통화역할을 하리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李應白(이응백)한국은행외환시장과장은 『이변이 없는 한 달러강세는 99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경기가 고성장 물가안정 저실업을 동시에 달성하는 등 경제의 기본여건이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우월하다. 여기다 호경기에 힘입어 뉴욕주가가 폭등하고 미국내 이자율까지 연 5∼6%로 상대적으로 높아 너도나도 달러화 자산을 선호하게 된 것.
현재 국제금융시장은 「1달러당 2마르크, 1백20엔, 6.5프랑」의 시대가 멀지않다는 분위기. 그러나 지난 2월 G7회담 참가자들이 『지나친 달러강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데서 보듯 달러강세에 대한 경계논리도 만만찮다. 특히 일본이 엔저를 배경으로 대미 무역흑자를 확대할 경우 미국이 이를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이규민특파원·허승호기자〉
▼ 달러 강세…각국의 손익계산
최근 미국 경영자협회가 실시한 회원대상 설문조사에서는 「강한 달러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업계가 이처럼 달러강세를 지지하는 것은 강한 달러가 물가압력을 누그러뜨리기 때문. 인플레없는 건실한 성장이 계속되면 가장 큰 덕을 보는 것이 결국 생산자쪽이라는 생각이다.
일본에서는 달러강세―엔약세로 자동차 수출이 작년대비 30%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환율변동폭이 클 경우 대미(對美)흑자확대로 통상압력이 가중되기 때문에 일본당국은 1달러당 1백15엔대에서 환율이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독일은 마르크화의 약세에 힘입어 자동차 기계 화학 등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다 3%대의 저금리가 유지되자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 독일주가지수(DAX)는 29일 4381.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가 달러강세 덕분에 회복국면으로 진입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매달 확대되는 추세.
〈뉴욕·파리·동경·본〓이규민·김상영·권순활·김상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