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4자예비회담/한국입장]『예비회담을 본회담같이』

  • 입력 1997년 8월 3일 20시 08분


오는 5일 시작되는 4자회담 예비회담에 대한 정부의 전략은 한마디로 「예비회담을 본회담같이」라고 압축해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이미 『이번 예비회담에서 대북(對北)식량지원문제와 대북경제제재 해제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예비회담에서 이에 대한 합의를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전제만을 달고 있을 뿐이다. 이는 「식량지원문제 등은 본회담에서 다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자세변화는 북한이 식량난과 경제난 등으로 심리적으로 몹시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기본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예비회담에서 북한을 몰아붙이기보다는 「대등한 자격으로 도움되는 회담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통해 예비회담을 한차례로 끝내고 북한측으로부터 연내 본회담 참가약속을 받아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본회담 주의제를 △새로운 항구적 평화체제구축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등 두가지 문제로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시킬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두번째 의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경험으로 볼 때 새 평화협정을 맺더라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치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이는 한낱 휴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세부안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문제에 대해서도 「토의는 할 수 있다」는 전향적 자세를 보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북한측이 원하는 대북식량지원과 남북경협문제도 같은 차원에서 함께 얘기하겠다는 것이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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