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호황은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닌것 같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실업률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소비자 만족지수가 하락하는 뜻밖의 부작용이 나타나 미국이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보통때 같으면 취업을 할 수 없는 「저급 인력」까지 산업현장에 투입되자 실업률과 소비자 만족지수가 동반하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뉴욕의 소비자 여론조사기관인 얀켈로비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4년봄 실업률이 6.4%에 달했을때 74.2%였던 소비자들의 만족지수가 지난 5월 실업률이 5.0%로 낮아졌을때 70.7%로 떨어졌다.
이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감량경영을 통해 질이 낮은 종업원들을 해고했을 때 소비자만족지수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소비자단체가 조사한 사례들에 따르면 저급 인력의 취업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게 늘고 있다. 뉴욕의 한 공공버스 운전사는 출근길 승객으로 꽉 찬 버스를 세워놓은뒤 근처 식당에서 14분동안 버젓이 커피를 즐기고 돌아왔다. 이 운전사는 근무태만으로 여러 직장에서 쫓겨나 수년동안 놀고 있다가 최근 인력난을 틈타 취직을 했으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은행에 새로 취직한 창구직원의 업무미숙 때문에 기다리는 고객의 행렬이 좀처럼 줄지 않고 호텔에서는 예약한 것과 다른 종류의 방이 제공되며 식당에서는 주문한 것과 다른 음식이 나오는 예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늘어나는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신입사원 훈련을 위한 위탁교육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지만 교육이 전혀 효과가 없는 인력도 많아 골치를 썩이고 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