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평화 먹구름…나토-카라지치측 전면전 가능성

  • 입력 1997년 8월 18일 20시 20분


보스니아 사태의 조기해결을 위해 서방국들이 전범체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보스니아 집권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임시봉합된 발칸반도의 평화구도가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최근 유엔에 의해 전범으로 기소된 전 보스니아 대통령 라도반 카라지치를 체포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3개국군으로 구성된 특공대를 비밀리에 보스니아에 침투시킨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는 보스니아 문제해결의 걸림돌로 지목돼온 카라지치를 93년 유엔 결의안대로 헤이그 국제전범재판소에 세워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미국과 NATO측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특수경찰의 경호를 받고 있는 카라지치의 본거지인 산악도시 팔레가 천혜의 요새지여서 그를 체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병력동원이 불가피하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그럴 경우 요새 주변의 민간인이 희생될 우려가 있고 자칫 전면전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카라지치의 추종자들도 이를 노려 『카라지치 체포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면서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어 NATO측도 칼을 빼들기는 했으나 쉽게 결말이 날 것 같지는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5일 보스니아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빌라냐 플라브시치(67·여)대통령이 내린 의회해산 조치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려 현직대통령과 막후실세인 카라지치간의 파워게임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집권 세르비아 민주당(SDS)소속 부총리 2명이 16일 헌재결정에 항의, 사임을 표명하고 신당창당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다. 카라지치는 서방의 압력에 밀려 지난해 대통령직을 민족주의적 성향의 플라브시치에게 넘기고 「수렴청정」을 노렸다. 그러나 플라브시치가 당선이후 태도를 돌변해 보스니아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카라지치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반야 루카」에서 보스니아 경찰이 전현직 대통령 지지세력으로 양분돼 대치, 18일 새벽 NATO주도의 보스니아 평화유지군(SFOR)이 급파돼 충돌을 예방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생명을 연장해온 카라지치가 지지파들을 적극 동원, 실력대결로 나설 경우 보스니아에 또다시 포성이 울려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승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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