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카이로 주재 장승길북한대사(48)부부가 파리주재 북한대표부에 근무하는 친형 장승호와 함께 제삼국으로 망명했다고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이 밝혔다.
파리 북한대표부 참사관 겸 무역대표부 대표로 있던 장승호는 부인과 아들(19) 딸(10) 등 일가족과 함께 일주일째 행적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통은 이날 『장대사 일행이 어느 나라로 갔는지는 지금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 『그러나 그는 파리주재 북한대표부의 준외교관신분인 친형과 함께 제삼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또 『장대사 일행은 작년 8월에 행방불명된 아들 철민군(19)과 합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합류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대사 일행이 최종 목적지를 한국으로 잡고있는지는 불확실한 상태』라면서 『그들이 도착한 제삼국정부가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면 한국행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대사 일행이 입국한 제삼국은 한국과 상당한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나라이며 『장대사의 자유의사대로 망명처리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그러나 제삼국에서 상당기간 체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카이로외교가에선 장대사일행이 카이로의 미국대사관에 체류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장대사는 지난 22일 낮 부인 최혜옥과 함께 외출한 뒤 24일 현재까지 대사관으로 돌아오지 않아 잠적설이 나돌고 있다고 카이로의 한 외교소식통이 밝혔다. 최혜옥은 만수대예술단 출신으로 가극 「꽃파는 처녀」의 주연을 맡기도 해 金正日(김정일)부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대사는 지난 19일까지만해도 자페르 엘 베시리 이집트 기획 국제협력장관과 북한―이집트 쌍무 투자보장협정에 조인하는 등 공식활동을 계속해왔다.
장대사는 지난해 8월25일 장남 철민군이 카이로에서 잠적한 뒤 1년째 행방이 묘연해 경질설이 나돌았는 데다가 내달 귀임을 앞두고 불안감을 느껴온 것 같다고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카이로의 브리티시 카운슬에서 영어 등을 공부하던 철민군은 잠적전 주변 친구들에게 남북한 체제를 모두 비판했으며 한국측에도 망명의사를 전해오기도 했으나 정부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홍기자·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