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는 이집트주재 張승길대사 일행이 미국으로의 망명을 요청해옴에 따라 이번 사건을 국제관례에 따라 처리할 방침임을 우리 정부에 통보해온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빠르면 26일께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장대사 일행은 22일 이집트주재 미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요청해왔다』며 『미국정부는 현재 장대사 일행의 망명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망명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黃長燁전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사건 이후 남북한간 긴장이 고조된 점을 감안, 이번 사건을 철저히 국제관례에 따라 처리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로 하고 미국측과 원만한 사태처리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장대사 부부가 파리에 머물고 있던 형 승호씨와 사전에 긴밀히 접촉해 망명을 결행한 점을 감안, 이들 일행의 망명이 동반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미국측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 당국자는 『장대사 일행이 정상적인 망명절차에 따라 신병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급적 조기에 망명절차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관련국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정부로서는 이번 사건으로 한반도 4자회담등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장대사 일행의 망명사실을 24일 한국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의 이같은 조치로 볼때 장대사 일행은 이미 중간 체류지를 거쳐 망명희망지인 미국에 도착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장대사가 미국에 망명신청은 한 것은 지난해 8월 아들이 카이로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했다 거절당한 전례 때문으로 보인다』며 『당시 우리측은 이집트와 수교한지 얼마 안됐고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망명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대사는 형인 승호씨와 함께 망명신청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해 장대사 형제 일행이 일정한 장소에 집결해 함께 미국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 정부가 장대사의 망명과 관련해 사건발생국인 이집트정부와 국제관례에 따른 세부절차를 거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무부의 고위당국자는 『장대사 부부는 이미 이집트를 떠난 것이 확인됐으며 현재 행선지를 확인중에 있다』며 『이들이 서울로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