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의 심장발작이나 뇌출혈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돌연사 운전자」 중 40대 이상이 압도적으로 많아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추세다.
일본 도카이(東海)대 의학부가 지난 94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실시한 교통사고 사망자 검시결과 전체 1백82건 중 5.5%인 10건이 명백한 「운전중 돌연사」로 판명됐다. 이들 외에도 사고에 따른 심한 외상(外傷)으로 직접적인 사인(死因)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돌연사 운전자는 확인된 사례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대학측은 추정했다. 실제로 한 경찰간부는 『사고현장을 보면 심장발작 등이 원인으로 보이지만 해부가 어려워 「브레이크 사용 미숙」이나 「졸음운전」으로 처리하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운수성 통계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버스 택시 등 직업운전자들이 운전중 갑자기 심장이나 뇌질환을 일으켜 의식을 잃으면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건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13건. 94년 6건을 비롯, 95년에 7건, 96년에 9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매년 증가추세임을 알 수 있다.
사망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30대 이하는 17%에 불과하고 △40대 26% △50대 36% △60대이상 21% 등 40대 이상이 83%에 달하고 있다.
의학전문가들은 『돌연사는 운전중 긴장에 따른 혈압이나 심장박동 증가로 발생한다』며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돌연사에 따른 교통사고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운전중 돌연사는 구미(歐美) 각국에서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자손(自損) 교통사고 사망자중 15%가 「운전중 심장발작」으로 사고를 냈다. 독일에서는 돌연사고 우려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시 해부해도 좋다는 허락을 하지 않으면 보험사에서 자동차 임의보험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동경〓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