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장례식 이모저모]英전역 1분간 일제 추도묵념

  • 입력 1997년 9월 7일 09시 11분


지난 일주일동안 수많은 세계인들을 울렸던 다이애나 전영국왕세자비가 6일 영국 노샘프턴의 알소프공원에 묻혔다. 그녀의 유해가 켄싱턴궁에서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영결미사를 마친뒤 다시 장지로 이동하는 도로 주변에는 6백만명의 추모객들이 운집, 꽃을 던지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오전 11시10분 웨슬리 카르 대주교의 집전으로 다이애나의 영결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웨스트민스터사원을 가득 메운 2천여명의 추모객들은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비운의 왕세자비」를 애도. 소프라노 도슨이 베르디의 레퀴엠(장송곡)을, 팝스타 엘튼 존이 「바람속의 촛불」을 불러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린데 이어 다이애나의 오빠 스펜서 백작은 동생을 「동정심과 의무, 품격과 미의 정수(精粹)」였으며 「자신을 돌보지 않는 자애심의 상징이고 억압된 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기수」였다고 묘사한뒤 끝내 눈물을 떨구었다. 카르 대주교도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에이즈로 죽어가는 젊은이들의 손을 잡아주던 다이애나의 모습은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 영결미사가 끝난뒤 영국 전역에서는 일제히 1분간 고인을 추도하는 묵념이 행해졌다. ○…다이애나의 유해는 6필의 말이 끄는 포차에 실려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운구됐으며 미사를 마친뒤 장지로 향할 때는 영구차로 이동. 찰스왕세자, 윌리엄과 해리왕자, 에든버러공은 세인트제임스궁 앞에서부터 자선단체 대표들과 함께 운구행렬의 뒤를 따랐으며 엘리자베스 2세여왕 등 모든 왕실가족은 운구행렬이 버킹엄궁 앞을 지날 때 밖으로 나와 가볍게 머리를 숙여 고인에게 인사. ○…왕실기로 덮인 다이애나의 운구행렬이 21명의 근위병과 기병의 호위를 받아 1분간 70보의 속도로 지나갈 때 도로변에 늘어섰던 수많은 애도객들은 『다이애나』라고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들고 있던 꽃을 도로로 던지거나 박수를 하는 이색적인 방법으로 고인을 추모. 추모객들은 영국국가 「신이여 여왕을 보호하소서」를 합창하기도 했으며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하이드파크와 리젠트파크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장례식 방송을 시청. 다이애나의 유해는 가족들만의 간소한 안장식에 이어 알소프공원내 인공섬에 묻혔다. 다이애나는 생전에 두 왕자와 함께 이곳에 참나무를 심기도 했다. ○…안장식에는 찰스왕세자와 윌리엄 해리 두 왕자, 다이애나의 오빠 스펜서백작, 다이애나의 모친 프랜시스 섀드 키드여사, 다이애나의 두 언니와 남편들, 다이애나의 집사와 성공회 사제 등 11명 가량만 참석. 두명의 경찰이 장의차를 뒤따르던 마을 주민들과 보도진의 출입을 제지하면서 공원의 철문을 닫는 순간 다이애나는 세상의 눈길로부터 영원히 사라졌다. 장례행렬이 알소프에 도착하자 마을 주민들은 장의차에 꽃을 던지며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던 다이애나의 죽음을 애도. 스펜서가는 앞으로 매년 몇주간씩 기간을 정해 추모객들에게 이곳을 개방할 계획. 〈런던〓이진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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