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의 죽음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여론에 밀려 뒤늦게 나름대로 최선의 성의를 보였던 영국왕실이 그의 동생 얼 스펜서백작이 추도사를 통해 왕실을 공격함에 따라 다시 곤혹스런 입장을 맞고있다.
스펜서백작은 6일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의 영결식에서 낭독한 추도사에서 『다이애나는 윌리엄과 해리 두 왕자가 왕실의 엄격한 가정교육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나의 도움을 요청했었다』면서 왕실의 지나친 엄격함을 비난했다.
그는 『다이애나는 두 왕자를 에이즈환자병원과 걸인숙소 영화관 위락시설 등에 데리고 다니면서 인생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었다』며 두 왕자가 심적인 의무감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스펜서백작은 또 『다이애나는 세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왕족이라는 치장이 필요치 않았던 사람』이라며 왕실을 겨냥하기도 했다.
왕실은 다이애나의 죽음에 대해 처음에는 성의를 보이지 않아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왕실은 『나름대로 애도방식이 다르다』며 태연함을 보이다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분위기를 감지, 여왕이 앞장서 조문을 행하고 여왕의 대국민 애도연설과 버킹엄궁의 조기게양 등의 결정을 내렸다.
또 왕실 사상 최초로 버킹엄궁에 여왕의 존재여부를 나타내는 왕기 대신 국기를 반기로 게양토록 지시했고 운구행렬이 버킹엄궁을 지날 때 모든 왕실가족을 이끌고 문앞까지 나와 맞이하는 파격을 보였다.
또한 여왕의 부군 필립공이 예정에도 없이 운구 뒤를 따르는 도보행렬에 동참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의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했으나 뜻밖에 스펜서백작이 추도사를 통해 비난하고 나오자 당혹해 하고 있다.
〈런던〓이진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