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음속 돌파…비행사출신 영국인 신기록 세워

  • 입력 1997년 10월 14일 19시 56분


지상에서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사나이. 영국 공군비행사 출신 앤디 그린(35)이 마침내 꿈같은 일을 이뤘다. 그가 운전한 슈퍼카 「트러스트 SSC」가 13일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 자동차 경주트랙에서 시속 1천2백29.54㎞(마하1.007)를 기록, 땅위에서 최초로 소리의 벽을 뚫는 기록을 세웠다. 그린의 기록은 미국출신 비행사 척 예거가 47년10월14일 X1로켓을 타고 공중에서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50주년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트러스트는 이날 두번째 주행에서 마하1.003을 기록했다. 그러나 길이 24㎞ 폭 8㎞의 트랙을 1시간안에 왕복해야 한다는 대회규정을 지키지 못해 공식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꾸물거리다 규정시간을 1분 초과했기 때문. 지난달 25일에도 트러스트는 평균시속 1천1백49.57㎞(7백14마일)를 기록했지만 속도 감속을 위한 낙하산이 늦게 펴지는 바람에 반환주행을 못했다. 하지만 트러스트를 조종한 그린에게는 「최초로 7백마일을 돌파한 사나이」에 이어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사나이」라는 칭호가 붙게됐다. 라이벌 미국의 자존심을 깔아뭉갠 트러스트는 최대속력 1천3백60㎞를 자랑하는 영국의 보물. 엔진 1기당 최고급 경주용 자동차 1백45대분의 힘을 낼 수 있는 롤스로이스 아본 303 엔진을 2대나 장착하고 있다. 1분에 9백12ℓ의 연료를 소비하는 트러스트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백마일(1백61㎞)의 속력을 내는데 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대속력까지도 30초면 충분하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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