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0년대 25억 달러, 90년대 들어 95년까지 3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해외에 수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일부 공개된 독일정보국(BND)의 북한 무기수출 활동에 대한 비밀파일에서 드러났다.
우도 울프코테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 기자가 쓴 「BND―비밀사항」에는 이밖에 황장엽(黃長燁)비서의 망명 뒷거래와 경부고속전철 건설사업이 프랑스의 TGV로 넘어간 배경도 들어 있다.
BND는 북한이 무기수출 대금을 주로 식량 연료 지하자원 구입에 사용했고 최근 식량난 해소를 위해 일부 아시아국가에 무기수출 대가로 식량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BND자료의 주요내용.
「북한은 미사일 개발과 개량 자금을 이란에서,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았다.
북한은 80년대 중반 이란에 사거리 1천㎞ 이상인 노동미사일 기술을 제공했으며 사거리 3백㎞의 스커드B 미사일을 이집트에 수출했다. 노동미사일은 유도 및 제어체계에 문제가 있어 아직 이란에 수출되지 않고 있다. 노동미사일은 93년 실험에서 사거리가 목표인 1천㎞를 달성하지 못하고 5백㎞를 약간 넘는데 그쳤다.
북한의 최대무기수출국은 이란으로 90년대 거래액은 1억3천만 달러. 북한은 이란과 75∼1백기의 스커드B 미사일과 60기의 스커드C 미사일, 12대의 발사장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95년에는 잠수함 2척을 수출했다. 이란은 2억 달러어치의 원유를 공급했다.시리아에도 90년대 60기의 스커드C미사일과 8개의 발사장치 공급계약을 맺었다. 또 리비아는 북한에 원유 제공 대가로 94년 12기의 스커드C미사일을 구매했다.
북한은 90년대 들어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에도 5천만 달러어치의 보병용 무기와 탄약을 수출했다. 또 파키스탄에는 어뢰정을 공급했다」.
한편 BND는 황장엽 비서가 망명하자 김정일(金正日)이 베이징에서 테러를 일으키겠다고 위협,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각각 5만t의 식량원조 약속을 받아냈다고 밝혔다.또 한국이 93년 고속전철 사업자를 선정할 때 ICE가 TGV에 패한 이유중 하나는 프랑스정보기관(DGSE)의 산업스파이 활동 때문이라는 것이다. DGSE는 지멘스 경영진이 한국과 대화하는 내용을 도청해 프랑스컨소시엄에 즉시 제공,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BND 수뇌부는 41년간 사선을 넘나들며 수집한 극비정보가 노출되자 격노와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본〓김상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