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사기관의 끈질긴 「총회꾼」 수사로 일 재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총회꾼들에게 불법적으로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기업들의 관련 중견간부 수십명이 잇달아 구속되는가 하면 최고 경영자들이 줄을 이어 옷을 벗는 수난 시대를 맞은 것이다.
올해 들어 노무라(野村) 다이와(大和) 야마이치(山一) 닛코(日興) 등 일본의 4대 증권회사에서만 검찰에 구속된 사람이 20명. 또 이들 4개회사를 포함해 아지노모토(味素) 다이이치간교(第一勸業)은행 미쓰비시(三菱)자동차공업 등 7개 회사 전현직 회장 사장 등 중역 80여명이 사임했다.
특히 미쓰비시자동차는 최근 나카무라 히로가즈(中村裕一)회장과 기무라 다케무네(木村雄宗)사장이 동반 퇴임의사를 밝혀 재계에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이러한 재계의 수난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일본 경시청은 검찰수사와는 별도로 수사에 박차를 가해 히타치그룹 9개사 등이 총회꾼에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캐냈다.
총회꾼 사건으로 기업윤리가 땅에 떨어지고 재계 전체가 휘청거리자 도요타(豊田)자동차 마쓰시타(松下)전기 도쿄(東京)전력 등 재계를 대표하는 7개 회사가 경영윤리를 확립, 실천하기 위한 단체결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회사는 또 사내에 「윤리담당 간부」를 두고 평소 간부와 사원들을 지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미국 회사들이 취하고 있는 CBEO(Chief Bussiness Ethics Office)제를 원용해보자는 것.
경단련(經團連)도 7일 열릴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9백여명에게 기업윤리 준수를 호소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도쿄에 본사를 둔 1천2백개 회사들은 최근 총회꾼 및 폭력단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중 일부 회사는 총회꾼들이 발행하는 각종 정보지 등 출판물 구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수십년동안 가장 고질적인 그리고 누적된 기업 병폐로 손꼽혀온 총회꾼과 기업의 결탁이 차제에 뿌리뽑힐지 일본 국민들이 수사기관에 거는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
〈동경〓윤상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