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은 한국이 필요로 하는 돈을 국제통화기금(IMF)이 제공키로 약속한 것보다 훨씬 많은 1천억달러 정도로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지불불능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프랑스의 르 몽드지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은행이 가용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가 60억달러로 극히 미미하며 이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이 은행과 기업의 외채상환부담을 늘려 금융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외국투자자들의 신뢰를 더 잃게 하는 악순환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동서증권의 한달간 영업정지 선언과 산업은행의 채권발행 실패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국제 금융시장 체제가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에 재대로 저항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 세계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경제위기가 서구 국가들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르 몽드는 별도 기사로 IMF에 대한 구제금융 신청으로 한국인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면서 오늘날 한국인들은 그들의 나라가 선진국에서 국제적 도움을 구걸하는 나라로 추락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IMF를 통한 압력을 행사하면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적절히 다루지 못했고 일제 식민지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는 일본의 그림자도 뒤따르고 있다면서 두 나라가 한국을 무릎 꿇리기 위해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는 한국언론의 비난을 인용했다.
한국민은 이와 함께 12월초 대재앙이 닥쳤을 때도 여유를 부렸던 정부에 대해서도 치욕을 느끼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르 몽드는 지적했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