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들의 정권 인수인계는 실질적이고 간소하게 이뤄진다.
가장 큰 특징은 그 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 행정적 공백이 생길 위험성도 거의 없다.
프랑스 헌법은 대통령 선거를 전임자 임기 만료 20∼35일 전에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다 대부분 결선투표까지 치러지기 때문에 새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후 전임자 임기 만료까지 기간이 아주 짧다. 81년 선거의 경우 5월10일 2차 선거가 실시된 후 선거결과의 최종 공식 절차인 헌법위원회의 발표가 15일에 있었으며 당선자인 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은 21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95년에는 5월7일 2차 선거가 끝난 후 10일만인 17일 자크 시라크가 취임했다.
프랑스의 경우 이처럼 대통령 선거에서 취임까지 정권이양기간이 짧은 것은 관행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권이양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절차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직업 관료층이 두꺼워 대통령이나 각료가 바뀌더라도 실무행정선에서는 별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주요 정치 방향은 새 정권이 결정할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우파 아니면 사회당이 정권을 잡기 때문에 집권 전에 새 내각의 윤곽이 잡혀있는 만큼 신임 정부 구성에도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대체로 대통령 취임 직후 총리가 임명되고 총리는 이틀정도면 조각을 완료해 정부가 신속히 구성된다.
정권 이양절차도 비교적 간단하다. 절차가 너무 간소해 대통령 이취임은 엘리제궁(대통령 관저)의 주인이 바뀌는 정도의 인상을 줄 정도.
헌법위원회의 공식 선거결과가 발표되면 우선 전현직 대통령의 핵심 참모진이 회동, 인수인계 절차를 협의한다. 취임절차 등 의전문제와 함께 외교 국방 등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대한 사항이 협의대상이다.
당선자가 취임할 때까지는 전임 대통령과 만나지 않는 게 관례이며 두사람의 공식 상면은 취임 당일날 이뤄지게 된다.
81년과 95년의 경우 당선자가 엘리제궁에 도착하면 전현직 대통령의 독대를 통해 「핵 코드」 등 핵심 국방기밀이 인계되고 이어 개선문 무명용사묘헌화 등의 순서로 취임 절차가 진행된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