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가(家)의 비극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대통령에서부터 법무장관, 2명의 상원의원, 2명의 하원의원을 배출했으며 매사추세츠주의 연방 상원의원직을 40년이상 독차지해 온 미국 최고의 정치명문. 그러나 그 화려한 명성만큼이나 케네디가는 끊임없는 비극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 케네디가를 다시 덮친 비극은 암살당한 로버트 케네디 전법무장관의 아들 마이클 케네디(39)의 죽음. 마이클은 지난달 31일 미국 콜로라도주 디 애스핀의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던 중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로 머리를 다쳐 숨진 것.
가족들은 만능 스포츠맨인데다 케네디가의 명성을 뒤이을 것으로 여겨온 마이클이 어이없는 사고로 요절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성공과 비극으로 점철된 ‘케네디가 신화’의 시작은 3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대전 당시 영국대사를 역임한 조세프 케네디는 케네디가문을 최고 명문가로 키워내겠다고 결심,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결국 그는 꿈을 이루었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혹독하게 이어졌다.
4남5녀중 장남 조세프 2세는 2차대전 당시 불과 29세의 나이에 비행기 폭발사고로 숨진다. 케네디가에 닥친 첫번째 비극이었다.
장녀 로즈마리는 정신지체아로 태어나 41년부터는 평생을 장애인시설에서 보내게 된다. 48년 둘쨋딸 캐슬린이 28세의 나이로 비행기 사고를 당한다.
둘째아들 존은 대통령이 됨으로써 한때나마 케네디가에 행복이 찾아오는 듯 싶었으나 63년 그는 46세에 암살된다. 그로부터 5년뒤, 셋째 아들 로버트는 형의 뒤를 이어 또다시 ‘케네디 대통령’에 도전하던 중 역시 암살당한다.
케네디가의 크고작은 비극은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졌다. 케네디대통령이 암살당하던 해에 태어난 막내 아들 패트릭은 조산아로 불과 이틀만에 숨졌다. 로버트 케네디의 7남4녀중 셋째 아들 데이비드는 84년 약물과다복용으로 숨졌다. 이번에 스키사고로 사망한 마이클은 로버트의 넷째 아들.
현재 케네디가의 좌장격인 에드워드 케네디의 차남 패트릭 현 하원의원은 한때 코카인중독으로 치료를 받았고 장남 에드워드2세는 암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케네디가는 부와 명예, 그 모든 것을 얻었으나 또 그만큼 많은 것을 잃고 있다.
〈강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