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문명 테러리스트」유나버머『나는 안미쳤다』법정서 주장

  • 입력 1998년 1월 10일 08시 28분


‘문명의 법정’에 끌려온 하버드대 출신의 ‘반(反)문명 테러리스트’ 테오도르 카진스키(55). 주로 대학교수와 항공관계자들에 대한 우편폭탄테러로 ‘유나버머’라 불리는 그의 재판정은 처음부터 남달랐다. 그는 5일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결코 미치지 않았다”고 절규했다. 법정에 나가기 위해 8일 교도소를 나설 때 그의 오른쪽 목부위에는 헝겊으로 목을 맸던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속옷을 걸치지 않은 그를 수상히 여긴 교도관이 즉각 감방을 수색, 쓰레기통에서 찢어진 그의 속옷을 발견했다. 교도소측은 그가 간밤에 자살을 시도했다는 심증을 굳혔다. 이후 교도소측은 자살을 막기 위해 그의 심장에 모니터 장치를 부착하고 카메라로 24시간 내내 감시하고 있다. 96년 4월 체포된 뒤 그동안 모범적인 감호생활을 해 온 카진스키는 재판이 가까워지자 극도의 우울증에 빠졌다. 그는 당초 5일 법정에서 모두진술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판사에게 “관선 변호인들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해 재판이 8일로 연기됐다. 극형을 면하기 위해 변호인측이 자신을 정신이상자로 몰아갈 것을 알게 되자 “그같은 비겁한 수단에 의존할 수 없다”며 강력히 저항한 것. 그러나 변호인 교체요청이 기각되자 이에 절망,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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