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스캔들 기사나 사진게재로 영국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영국 대중지 ‘선’에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일본총리가 2차대전중 영국군 포로에 대한 일본의 가혹행위를 사과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특히 이 기고는 최근 일본을 방문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 ‘훈수’에 따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하시모토총리는 14일자 ‘선’에 기고한 글에서 “2차대전중 영국인 포로들에게 재난과 고난을 초래한데 대해 깊은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를 드린다”며 “나는 (영국인인) 셰익스피어와 셜록 홈스의 열렬한 팬”이라고 영국을 추켜세웠다.
하시모토총리가 ‘황색 저널리즘’의 대표매체로 불리는 이 신문에 이례적으로 기고를 한 것은 올해로 예정된 자신 및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영국 방문을 앞두고 영국인들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묘책’.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의 제공자는 블레어총리. 그는 최근 도쿄(東京)에서 열린 영일(英日) 정상회담에서 “현재 영일관계는 좋지만 과거 영국군 포로에 대한 가혹행위로 일반국민의 대일(對日) 감정은 좋지 않기 때문에 대중지를 통해 직접 호소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블레어총리는 격식을 중시하는 정치권 일부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인에게는 대중지 독자도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대중지를 활용해 성공한 정치인.
이번 기고는 일본 뿐만 아니라 영국 언론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방송과 ‘고급지’들은 ‘일본총리의 영국 대중지 기고’를 일제히 비중있게 보도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