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채권단, 고금리 몰아붙이기…한국측 곤욕 치를듯

  • 입력 1998년 1월 18일 20시 26분


세계 금융계의 이목이 미국 뉴욕으로 쏠리고 있다.국제 채권은행단의 한국과의 본격협상이 열리기 때문이다. 김용환(金龍煥)비상경제대책위 수석대표 등 한국대표단은 21일(한국시간 22일 새벽) 미국 뉴욕 국제 채권은행단의 한국외채 구조조정 협상에 참가한다. 대표단은 뉴욕 회의 참석에 앞서 20일 워싱턴에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제임스 월폰슨 세계은행 총재,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수석부총재 등 미국측 고위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갖는다. ▼뉴욕 분위기〓채권은행들은 ‘돈장사꾼’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과 단번에 극적인 타결을 이룰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당초 채권은행단이 우리쪽에 제시한 단기외채 구조조정 방안은 약 2백50억달러 규모의 빚을 △한국 은행들의 빚 1백50억달러를 정부보증 장기채권으로 전환 △정부채권 1백억달러 발행 △별도로 50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추진 등이었다. 채권은행단은 이를 토대로 일곱번이나 수정된 안을 한국측에 제시하면서 수용을 요구해 왔다. 물론 금리는 국제금융계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12∼15%의 고금리이다. 채권은행들은 국가부도를 넘긴 뒤 외채상환여건이 다소 좋아지는 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뉴욕금융계 일각에선 한국대표들이 ‘실세’이지만 관치금융시대 재무관료 출신 학자, 현직관료들인데 비해 채권단 대표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 20∼30년간 몸담아온 베테랑들이어서 한국측이 상당히 곤욕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분위기〓미국정부나 IMF의 입장은 분명하다. 민간부문의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지으라’는 것이다. 그래야 자금지원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정부가 조속지원을 요청한 80억달러에 대해 미국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4일자 합의문에 표현된대로 ‘채권은행들의 자발적인 채무상환연장 프로그램의 맥락속에서 지원한다’고 되어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뉴욕협상이 잘 되면 미국의 17억달러를 포함, 선진 13개국의 80억달러도 지체없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워싱턴〓이규민·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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