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후 첫 공식회견 상대로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을 선택한 것은 갈수록 높아지는 대한해협의 파고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특히 일본정부가 일방적으로 한일어업협정 파기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그의 22일 인터뷰는 일본의 유력매체를 통해 일본정부를 압박해보겠다는 의지도 작용한 듯하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부드러운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으나 한일간 현안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특히 일본의 한일어업협정 파기문제와 관련, 그는 “50년만에 한국의 민주정권이 탄생한 시점에…”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모욕적’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새정부의 대일(對日)정책을 가늠퓔맑 수 있는 몇가지 의미있는 관점도 보여줬다.
“일본의 문제는 주변국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거나 어업협정 파기가 일왕 방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식의 말은 국제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일본이 그에 걸맞은 역할과 금도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강도높게 지적한 표현이다. 특히 “84년 당시 전두환(全斗煥)대통령의 일본 방문때 일본 언론은 대대적으로 ‘과거청산’을 보도했으나 나는 그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평가했다”고 말한 것은 일본의 과거청산이 미흡함을 바로 지적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일본문화개방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취했다. 또 한일관계가 원만치 못한 것은 양측 모두에 문제가 있다며 서로 마음의 문을 열자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김차기대통령이 추구하는 한일관계는 두 나라가 마음으로부터 과거의 부담에서 벗어나 ‘공영(共榮)의 미래’를 설계해나가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