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시상식. 수상자인 라몬 마르티네스(26·보스턴 레드삭스)는 상패를 받은 뒤 후안 마리챌을 무대로 불러 상패를 안겼다.
마르티네스는 몬트리올 엑스포스 소속이던 지난해 17승8패에 방어율 1.90을 기록했고 삼진 3백5개를 잡아냈었다.
그가 굳이 상패를 마리챌에게 넘긴 것은 도미니카출신 최고의 투수는 자신이 아닌 마리챌이란 이유때문. 마르티네스는 “내 성적은 68년 마리챌의 활약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며 “앞으로도 마리챌을 넘어설 투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챌은 누구인가. 68년 38차례의 선발등판에서 30경기를 완투하며 26승9패. 그러나 막상 사이영상은 22승9패를 한 보브 기브슨에게 돌아갔다. 마리챌의 방어율이 1.12의 깁슨보다 두배 이상 높은 2.43이었기 때문.
마리챌은 처음에는 사양했으나 마르티네스가 고집을 굽히지 않자 상패를 고국 도미니카에 안치하기로 했다.
박찬호가 사이영상을 받는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궁금하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