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윤성곤／싱가포르선 위반상습자 「매운맛」

싱가포르 국민 10명 중 8명은 중국민족이다. 서두르는 법이 없고 정해진 규율이나 법을 철저하게 지킨다. 싱가포르는 공중질서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엄하게 처벌하기로 유명하지만 거리에선 경찰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큰일난다. 평복을 입은 경찰이 많고 시민의 신고정신도 투철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감시의 눈길이 항상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경찰이 단속을 능사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일반도로에서 제한속도(50㎞)를 넘어 60㎞로 운전하더라도 교통흐름에 별 문제가 없으면 그냥 놔둔다. 고의성이나 교통사고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면 가벼운 위반사항은 봐주기도 한다. 좀 심하다 싶어도 ‘조심하세요’ 정도의 따끔한 주의로 끝날 때가 있다. 다만 교통법규를 밥먹듯 위반해 누적벌점이 많은 운전자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히 처벌한다. 얼마전 오토바이를 타고 제한속도를 40㎞나 넘겨 달리던 청년이 경찰 단속에 걸린 모습을 보았다. 그는 신분증 속에 50싱가포르달러를 넣어 커피값이라며 경찰에게 주려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런 경우 부패행위조사국에서 조사를 받은 뒤 처벌받게 된다. 뇌물공여죄는 벌금이 최고 10만싱가포르달러 또는 징역 5년이다. 돈을 주고 슬쩍 해결하려는 한국식 방법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에는 과속방지장치가 부착돼 있다. 버스가 과속하면 엔진이 자동적으로 꺼지며 화물차는 경보음이나 경보등이 작동해 교통경찰이 금방 알아차린다. 윤성곤(싱가포르한국무역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