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내 ‘98 수출구매상담회’행사장. 상담회 이틀째다. 행사장 안은 세계 65개국에서 몰려온 바이어 3백여명이 국내 수출업체와 벌이는 구매상담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주최측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3개층 6개홀에 1천개의 상담테이블을 비치했지만 빈 테이블은 찾아보기 어렵다. 검은 피부의 아프리카 바이어들이 국내업체 관계자들이 제시한 견본품과 카탈로그를 들여다 보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도 눈에 띈다. 1백76명의 자원봉사원들은 테이블 곳곳에서 쇄도하는 통역요청에 분주한 모습이다.
무공 종합상황실이 작성하는 ‘상담실적 집계표’는 개막 첫날부터 각종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첫날 상담액 4억2천만달러는 국내 구매상담회 사상 최고액. 행사기간(12∼18일) 전체 목표액 3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폴란드 섬유직물 수입업체인 마르스사는 로버트 말리노프스키 사장이 12일 행사장을 찾아와 1억달러의 구매계약을 즉석 체결, 무공 관계자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13일 오전까지 상담실적은 4억5천만달러. 이중 1억1천7백30만달러어치가 계약에 성공했다. 무공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배가 많은 1천3백여명의 해외바이어가 참가하긴 했지만 즉석 수출계약이 이렇게 늘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싱글벙글이다.
이날 오전 행사장을 찾은 바이어들은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을 만나는 드문 기회를 잡기도 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바이어들에게 “질이 좋지 않거나 질에 비해 값이 비싸다면 사주지 말라”며 우리 수출기업들의 분발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