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14일 참으로 이색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파리에서 파업이나 시위가 빈번하지만 이날에는 전국에서 10만여명의 ‘사냥꾼들’이 2천여대의 버스와 수백마리의 사냥개를 동원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시내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다.
프랑스 사냥꾼들은 유럽연합(EU)이 멸종위기에 처한 새를 보호하기 위해 사냥금지기간을 확대할 것을 프랑스에 독촉하고 도미니크 부아네 환경장관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자 실력행사를 벌인 것.
문제는 지방선거가 내달 15일로 다가왔다는 사실. 프랑스 사냥꾼은 약 1백60만명. 이들의 표를 겨냥해 정당들도 추파를 던지고 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과 연립내각에 참여중인 공산당이 시위에 대표를 파견했다. 상당수 우파 지방의원은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마저 “정부는 EU집행위와 사냥기간에 대해 다시 협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