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선거’로 불리는 인도 총선이 16일 시작됐다.
10억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나라답게 선거관련 각종 통계가 천문학적이다. 유권자가 무려 6억명이며 개표요원만 45만명. 투표용지와 선거전단 무게도 1백만t이 넘는다.
워낙 지역이 넓은 탓에 선거도 16,22,28일 그리고 다음달 7일 등 나흘 동안 치러진다.
지난해 11월 연립정부가 무너져 3년 일찍 실시되는 이번 총선에는 4천6백93명의 후보가 출마, 5백40석의 의석을 놓고 겨루게 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힌두민족주의정당인 인도인민당(BJP)이 제1당이 될 전망이다. 예상 의석은 2백25∼2백35석.
그 뒤를 국민회의가 쫓고 있다. 네루―간디 가문이 일궈낸 국민회의는 인도 독립 후 50년중 45년을 집권한 ‘만년 집권당’. 그러나 라지브 간디가 피살된 이후 이렇다 할 ‘스타’를 내지 못한데다 라오총리를 비롯, 고위 당직자들이 부패사건에 줄줄이 연루돼 급격히 민심을 잃었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할 것으로 예상돼 왔으나 올해초 라지브의 미망인인 소냐 간디가 선거운동에 뛰어든 이후 국민회의에 대한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간디’라는 이름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소냐의 지원 덕분에 국민회의는 오히려 2년전 총선때보다 더 많은 1백45∼1백5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얼마전까지 집권연정을 구성했던 연합전선의 예상 의석은 1백15∼1백30석.
이처럼 어느 정당도 의석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연정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후에 예상되는 혼란을 예견하듯 선거를 앞둔 14일 남부지역에서 6건의 폭탄테러가 발생, 26명이 숨졌다.
연정의 경우 국민회의와 연합전선이 손을 잡아 ‘공동의 적’인 BJP의 집권을 막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회의는 연합전선을 지지해 왔으나 연합전선을 구성하고 있는 한 정당이 관련된 라지브 간디의 암살보고서가 나온 이후 지지를 철회, 이번 조기총선을 불렀다.
〈강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