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죽을맛』…GNP 격감-물가폭동 악화-IMF경고

  • 입력 1998년 2월 17일 20시 14분


인도네시아가 말그대로 ‘내환외우(內患外憂)’의 위기를 겪고 있다. 안에서는 정정불안과 사회폭동에 휩싸여 있고 밖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의 개혁요구 압력이 점점 죄어 들어오고 있다. ▼내환(內患)〓내부 갈등은 크게 두가지.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경제난. 올해 인도네시아의 실업자는 8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1인당 국민소득도 올해 말까지 43%가 감소, 6백10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루피아화 가치의 폭락으로 설탕 기름 쌀 등 주요 수입 생필품의 가격이 폭등하자 국민의 항의시위가 유혈폭동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군에 발포명령을 내린 데 이어 인구가 밀집돼 있는 동(東)자바의 주(州)경찰도 16일 “위험한 행동을 하는 소요 가담자에게는 현장에서 발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월들어 폭동은 거의 매일 계속되고 있으며 17일 현재 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이 와중에서 경제권을 쥐고 있는 화교상점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또 하나는 정치불안. 다음달 10, 11일 정 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계에서 수하르토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어 수하르토대통령은 집권 32년만에 최대의 정치위기를 겪고 있다. ▼외우(外憂)〓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16일 “인도네시아정부가 IMF의 동의없이 고정환율제를 강행할 경우 구제금융을 중단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정부는 IMF와의 합의사항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F의 구제금융이 중단될 경우 인도네시아의 경제파탄은 뻔한 일. IMF가 요구한 경제개혁의 핵심은 경제구조 재조정과 금융개혁. 이 중 경제구조 재조정에는 수하르토 친인척이 운영하는 각종 독점사업에 대한 혜택, 보조금 삭감과 수하르토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항공 산업 등 대형 프로젝트 중단도 포함돼 있다. 수하르토는 일가족의 기득권에 미련을 갖고 있다가 2월들어 그것도 아주 서서히 진행시키고 있어 서방의 불만을 사고 있다. 〈강수진기자·자카르타외신종합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