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괴짜들이나 만져라』…美국민, 취업 외면

  • 입력 1998년 2월 17일 20시 14분


잘못된 직업 이미지가 미국의 장래를 망칠 것인가. 정보통신분야에서 세계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미국에서 컴퓨터 기술자는 대졸초임이 연봉 5만달러나 되는 고소득 직종. 그런데도 컴퓨터나 전자공학전공 대졸자는 80년대보다 40%나 줄었다. 기술계통에서 연간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남아돈다. 이러다간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에 추월당했듯이 정보통신분야에서도 선두를 내줄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개탄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초등학생들에게 희망직업을 조사하면 컴퓨터분야는 늘 바닥권이다. 왜 그럴까. 유에스에이 투데이지는 16일 그 원인이 속칭 ‘nerd(얼간이)’라고 불리는 컴퓨터 공학도에 대한 이미지때문이라고 분석했다.두꺼운 안경을 걸치고 하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 이같은 직업 이미지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나돌아 기술분야에 대한 지원을 꺼리게 하면서 연간 매출액 4천억달러나 되는 정보통신 산업을 점차 공동화(空洞化)시켜 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고민은 이미 국가적 두통거리로 대두돼 앨 고어 부통령은 정부예산으로 언론에 기술공학도에 대한 이미지개선 광고를 게재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기술자는 회사의 최고경영진이 될 수 없다는 인식도 미국인이 기술직을 기피하는 중요한 사회적 요소.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도 경영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심지어 법과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투데이지는 보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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