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금융사, 국내 첫 우호적 M&A…대유증권지분 인수

  • 입력 1998년 2월 23일 19시 48분


영국에 본사를 둔 금융전문회사 리전트퍼시픽그룹이 대유증권 대주주의 지분 절반을 인수, 공동경영에 나선다. 국내 금융기관이 외국 금융기관에 우호적으로 인수합병(M&A)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리전트퍼시픽 홍콩지사의 고창곤(高昌坤)이사는 이준영(李俊永)대유증권회장 일가와 대유통상이 가지고 있는 지분 44%중 절반을 약 1백6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고이사는 “그러나 공개매수나 증권시장을 통한 대유증권의 지분매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4일 합작조인식을 가진 뒤 리전트퍼시픽그룹에서 공동대표이사와 국제금융전문인력 등을 파견, 대유증권을 공동경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증권중개업무를 확대하는 한편 M&A 관련 전문가를 고임금에 스카우트해 M&A업무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조정 권고를 가장 확고하게 추진해 한국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중개약정기준 업계 18위인 대유증권을 올해안에 업계 10위권으로 진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시장과 동유럽시장에 대한 투자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리전트퍼시픽과 대유증권은 앞으로 수익성의 획기적인 증가를 통해 단기간에 자본수익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고배당정책을 펴기로 합의했다. 대유증권은 54년 설립됐으며 약정순위는 증권업계 18위에 불과하지만 건실한 내실경영을 해 재무구조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리전트퍼시픽은 90년12월 설립돼 홍콩 등 세계 7곳에 지사를 둔 금융전문그룹으로 주로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 투자, 높은 수익을 올려왔다. 96년에는 세계최고의 운용기금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퍼시픽리전트그룹의 대유증권 지분 인수를 계기로 해외금융기관의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지분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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