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의 쟁점은 8개 대통령궁의 무기사찰 문제다.
이라크는 이들 시설이 국가 주권의 상징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사찰단의 접근을 막았다. 그러나 유엔은 이들 시설에 대량살상무기가 숨겨져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통령궁 개방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특히 미국은 △대통령궁 등에 대한 완전하고 제한없는 사찰, 즉 의심이 가는 모든 장소에 대해 기한 제한없이 사찰할 수 있어야 하며 △유엔 특별위원회(UNSCOM)가 사찰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두가지 조건이 수용되지 않는 한 무력 제재뿐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라크는 국제 사회의 압력이 거세지자 60일 시한부 사찰이라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UNSCOM에 미국인 요원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중립성이 의심된다면서 UNSCOM의 재편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이에 따라 아랍연맹은 아난총장이 지명한 전문가들로 대통령궁 사찰을 위한 별도의 사찰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며 프랑스는 각국 외교관들을 UNSCOM의 사찰활동에 동행시키자는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의 태도는 무기사찰에 관한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아난총장의 중재활동에서 가장 풀기 어려웠던 난제는 사찰기한 문제였다. 이라크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시한부 사찰을 고집했으나 미국의 공격 위협앞에 결국 두손을 들고 말았다.
〈고진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