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타임스, 일본의 아사히, 중국의 인민일보 등 세계 각국의 권위있는 신문들은 2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식을 상세히 전하면서 새 정부의 과제와 한국민의 기대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는 25일 사설과 기사를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으로 한국에서 변화와 새로운 건설을 위한 출발이 시작됐다”며 “지난해 12월 당선이후 그가 보여준 경제위기 대처능력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타임스는 ‘한국의 희망의 날’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은 야당 지도자에 의한 평화적인 정권교체로 민주주의가 성숙했음을 보여주었으며 민주주의 진전과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화해의 가능성도 예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경제개방과 투명한 정치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는 김대통령이 동아시아 각국이 겪고 있는 금융 위기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실험이 시작됐다”며 “그가 보여준 위기대처능력이 인상적이어서 지지자들은 그가 성취할 수 있는 이상을 기대할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설은 또 김대통령이 한국의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북(對北) 식량지원과 경수로 건설사업의 추진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타임스는 또 1면 기사에서 김대통령이 한국의 경제위기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정립 등 과제들을 용기있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취임연설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에 대해 정상회담과 이산가족의 재회 및 민간부분의 교류 등 남북한관계 개선을 제의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신문은 김대통령이 미국 일본과 관계개선을 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중대한 진전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 아사히신문 ▼
아사히신문은 25일 조간과 석간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관련 기사를 모두 6개면에 걸쳐 게재하는 등 일본 일간지 중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아사히는 특히 김대통령의 취임사 중 경제위기 극복 강조와 북한에 대한 특사교환 제의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조간에서는 1면에 ‘화합정권에 마음을 열 때’라는 제목의 정치부장칼럼을 게재, 대한(對韓) 협력강화를 강조했다. 다음은 칼럼 요지.
김대중씨는 지금까지는 ‘그늘의 주역’으로 만족해야 했던 정치가였다. 그는 군사독재자인 박정희(朴正熙)대통령에 도전, 연금과 투옥 등 고난을 반복했고 박대통령 암살후 ‘서울의 봄’이 끝나자 전두환(全斗煥)씨에 의해 내란음모죄로 체포돼 사형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는 묘하게 전개됐다. 전두환씨는 김영삼(金泳三)정권에 의해 ‘반란수괴죄’로 투옥됐다. 그리고 김대중씨는 대통령이 됐다.
이런 김대중 신정권에 ‘보복’의 발상이 보이지 않은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는 반체제 정치가의 잔상(殘像)이 아니라 완숙한 정치가의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
신정권은 과거에 없었던 국난속에서 출범한다. 일본은 경제지원의 최전선에 있으면서 한일어업협정 파기를 통고했다.
한국에서 역사적인 화합의 정권이 출범할 때 일본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말할 필요가 없다. 사선(死線)을 넘어온 김대중씨를 정말로 살리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어야 한다.
〈도쿄〓권순활특파원〉
▼ 인민일보 ▼
중국의 인민일보는 2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김대통령과의 인터뷰 기사를 싣고 “김대통령이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현재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 한국을 21세기 세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김대통령이 현재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는 모두 중대한 난관에 처해 있지만 한국 국민은 잠재력을 갖고 있으므로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훌륭한 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김대통령은 국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의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차별 풍토를 타파함으로써 국민적 화해와 단결을 실현할 것”이라며 “그가 중앙정부는 작고 강한 정부가 되어야 하며 권력을 최대한 민간단체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작지만 강한 정부를 구현, 금권정치 정경유착 관치금융 등을 철저히 제거할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쾌도난마의 강력한 개혁을 실시하고 특혜에 의한 재벌의 부실경영 배제, 물가위기 극복, 노동과 자본의 대등한 협력 등을 신정부의 과제로 꼽았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또 김대통령이 “한국은 세계 각국과 전방위 우호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화,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추진하고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역설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