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외국인 57% 『투자여건, 동남아보다 나빠』

  • 입력 1998년 3월 18일 19시 55분


“동남아국가들보다 경제적 투자환경은 유리하지만 정부규제나 국민의 배외(排外)감정은 훨씬 심각하다.”

외자유치가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 ‘발등의 불’로 인식되고 있지만 외국기업인들이 평가하는 투자환경은 동남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외국기업인들은 우리경제가 올해 마이너스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한국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외국기업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된 것은 고무적인 현상.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주한(駐韓)외국기업인 5백여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경제여건 변화 등을 설문 조사,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1백5명 중 57.1%가 우리의 투자여건이 여전히 동남아국가보다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투자저해 요인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40%가 각종 행정규제를 꼽았고 다음으로 △노사관계 경직성(23%) △외국기업에 대한 배타적 태도(22%)순. 고용제도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반응이 전체의 11.6%에 불과한 데 비해 불만은 38.4%. 지난달 노동법 개정의 효력이 무색하다.

특히 외국기업 및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에 대해서는 전체의 51.8%가 ‘심하다’고 응답했고 15.3%는 ‘아주 심하다’고 답해 외제품 배격 등 우리 국민의 배외감정이 외국기업인들의 투자를 저해하는 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도 3년내에 벗어나기 어렵다는 답변이 대부분. 그러나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전체의 94%가 ‘현상유지’ ‘확대하겠다’는 반응을 보여 한국의 투자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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