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해 7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 홍콩을 합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가 됐다.당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천3백6억달러(중국 1천3백41억달러, 홍콩 9백65억달러)로 2천2백82억달러인 일본보다 24억달러 많았다.
홍콩을 합한 중국의 지난해 교역규모는 7천2백23억달러로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매년 10% 안팎의 경제성장을 이룩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8년마다 2배로 커진다. 이 추세대로라면 중국의 GDP는 2020년에는 미국의 97년 수준인 8조달러에 이르고 2030년에는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6년 9.6%, 97년 8.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은 이제 ‘거대한 잠재력’의 나라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거인이다.
중국은 부국(富國)과 함께 강병(强兵)정책도 줄기차게 추구하고 있다.
인민해방군 강병전략의 핵심은 정예화와 첨단화. 3년내 50만명을 감군, 정예화한다는 계획은 19일 끝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재강조됐다.
무기첨단화는 핵심사업이다. 최근 러시아와 합작설립한 선양(瀋陽)전투기생산공장에서는 올해부터 연간 수호이27전투기 20대씩을 생산한다. 이밖에 공대공미사일 최신형구축함 핵잠수함기술 등 첨단무기와 기술을 러시아 프랑스 이스라엘 등에서 도입하고 있다.
강병전략은 올해 국방예산이 최초로 1백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정부기구를 개혁하면서 기존의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를 확대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중국의 목표는 강화된 경제력과 군사력을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지위를 행사하겠다는 것.
미국에 대해서는 ‘일치하는 점을 취하되 상이한 점은 보류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접근법을 구사하고 러시아와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발전시켜 미국견제의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속셈이다.
일본에 대해서도 “과거는 거울로 삼고 미래에 착안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자”며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절정에 이른 중국 수뇌부의 방문외교도 다극화시대를 겨냥한 전방위 외교전략의 하나이다.
장쩌민(江澤民)주석은 19일 전인대 폐막연설에서 “우리의 분투목표는 건국 1백년을 맞는 시기에 현대화를 실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내년 건국 50년을 맞는 중국이 현 추세대로 힘을 키워간다면 21세기 중반 이전 미국과 함께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슈퍼파워로 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