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하수 곧 고갈…대재앙 가능성』

  • 입력 1998년 3월 23일 20시 59분


“인류가 물 관리를 이렇게 하다가는 2025년경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유엔이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이렇게 경고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이날 메시지를 발표, “2000천년대에는 물을 둘러싼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며 “소중하면서도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수자원을 보호하자”고 강조했다.

유엔전문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물의 날’의 주요 주제를 지하수로 선정하고 “지하수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인류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상의 물은 97% 이상이 소금물이고 2.5% 정도만 민물. 민물의 3분의1은 지하 대수층(帶水層)에서 얻어진다. 나머지는 빙하와 만년설, 강에서 충당된다.

유엔사무국 산하 경제사회국은 2000년에는 인구 1천만명 이상의 세계 23개 대도시 중 12개가 지하수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는 지하수의 60%를 사용중이며 선진국이 이 가운데 20∼40%를 쓴다. 일부 건조 지역 국가들은 농업용수로 지하수를 쓴다. 인도는 지하수로 농업 용수의 40%를, 사우디아라비아는 80%를 충당하고 있다.

WMO는 “지하수는 자연적으로 다시 채워지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며 “세계 58억 인구의 5분의1이 먹을 물이 부족하고 절반 이상이 적절한 위생 시설이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오염물질이 지하에 스며들어가 대수층 전체가 오염될 경우 이는 ‘화학적 시한 폭탄’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경제사회국은 이날 성명에서 대수층이 화학적으로 오염되는 것은 ‘인류의 생사가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성명은 오염된 물이 콜레라 설사 A형간염 장티푸스 등을 전염시키며 이로 인해 매일 수천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WMO는 인구 증가에 따라 2025년경에는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이 현재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뉴욕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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