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23일 “하루 3백40만배럴인 생산량을 4월1일부터 14만배럴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알제리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날 하루 90만배럴과 2백37만배럴인 생산량을 4월부터 5만배럴 12만5천배럴씩 줄이기로 했다.
또 쿠웨이트가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비율에 따른 감산에 따를 뜻을 밝히는 등 감산 동참국이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국제 유가대책을 논의한 사우디 베네수엘라 멕시코 석유장관들은 4월1일부터 하루 산유량을 각각 30만배럴 20만배럴 10만배럴씩 감축키로 22일 합의했다. 이들은 또 세계 원유공급량을 하루 1백60만∼2백만배럴 줄이기 위해 공동노력키로 했다.
리야드 감산합의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OPEC가 정한 하루 쿼터 2백58만3천배럴보다 80만∼90만배럴을 더 생산, ‘OPEC의 무법자’로 불리던 베네수엘라가 참여해 주목을 끌었다.
비OPEC산유국인 멕시코가 참여한 것도 눈에 띈다. 이 합의가 지켜질 경우 OPEC와 비OPEC국이 협력해 급락하던 유가를 붙잡은 첫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합의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가하락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로 예산을 줄이고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춘 산유국들은 ‘외환부족→증산경쟁→유가하락→외환부족’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는 원론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감산합의가 장기간 제대로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특히 재정이 어려운 산유국의 경우 감산에 동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23일 “감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OPEC회원국들은 지난달 하루 2천8백70만배럴을 생산, 공식 산유쿼터인 2천7백50만배럴보다 1백20만배럴을 초과생산했다.
〈구자룡기자·리야드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