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대통령은 지난 해에도 미국이 테러국으로 지목하고 있는 리비아를 두 차례나 방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원수와 보란듯이 교분을 과시한바 있다. 만델라대통령은 CNN과의 회견에서 “과거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철폐투쟁 당시 미국과 다른 서방국들이 우리의 적들을 도울 때 이란 등은 우리를 지지했다”며 이들 국가는 남아공의 우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27일 클린턴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 나라의 가장 어두웠던 시절 우리를 실질적으로 도와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게 해준 사람을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도덕률”이라고 강조했다.
만델라대통령은 또 미국의 새로운 아프리카원조정책을 담은 ‘미국―아프리카성장기회법안’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들과 통상할 자유를 제한하는 법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해 미국을 난처하게 했다.
클린턴은 섹스스캔들로 궁지에 몰려있기 때문에 만델라의 높은 도덕적 권위 앞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델라대통령은 29일 방영된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감옥에 고요히 앉아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과거를 생각하고 잘못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27년간의 감옥생활을 회고해 그의 미국과 클린턴에 대한 자신의 발언이 심오한 인생철학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