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진출 외국자본,수익성 중시 「미국식 경영」원한다

  • 입력 1998년 3월 31일 20시 20분


‘미국식 자본주의가 몰려온다.’

외국 자본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경영방식의 대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한국자본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투자대상 기업에 대해 오너중심의 ‘한국식 경영’을 중단하고 철저하게 주주이익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미국식 경영’에 따라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소액주주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합작투자기업의 외국인 대주주뿐만 아니라 상장기업에서 외국인 소액주주들의 경영간섭이 드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미국식 경영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중장기적인 대규모 재투자가 어려워지고 외형위주의 성장전략에 제동이 걸리는 등 적지 않은 마찰과 변화가 예상된다.

▼주주배당 우선〓미국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투자 지분에 대해 고배당을 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 단기실적을 중시한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순이익이 나더라도 주주 배당보다는 내부유보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해왔던 것이 관례. 미국 투자자들이 고배당을 요구할 경우 국내기업들의 장기투자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사업의 주력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조선 등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대규모 장기투자가 경쟁력 확보에 필수불가결한데 경영실적이 주주배당으로 빠져 나가면 투자재원이 고갈될 우려가 있다.

▼수익성 중시〓국내 기업들은 무리를 하더라도 싸게 만들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박리다매(薄利多賣)형 마케팅 전략을 택해왔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수익률이 5∼10% 이상 되지 않으면 신규사업에 착수하지 않는다.

결국 이익이 안나도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외형 경쟁은 더이상 통하기가 어렵고 결국 수익성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성과 연동형 인사제도 도입〓미국식 경영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운 고용관계. 조만간 스톡옵션제나 능력급 연봉제 등 성과 연동형 인사제도의 도입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봉제 등으로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면 고용시장이 유연해지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내 분위기가 침체돼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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